살다보면/Diary / Journal (208) 썸네일형 리스트형 ㅆ ㅑ ㅇ 영양가없는일에만유독골몰하는조직만큼밥맛없는것도드물다 (요즘 유행을 따라서 부연하자면, 주어는 없다) 흐아암 집에 가서 밀렸던 택배를 받아왔다. 집에 가는 내내 미친 듯 닥쳐오는 졸음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꼭 8비트로 쪼개져서 버스 차창을 두둥탕탕 두들겨댔다. 신나는 비트에 몸을 맡기고 곤히 잠들었다지만 집에 도착하니 더 졸려서 더 잤다. 웬종일 잠만 잤으니 하루가 참 휑뎅그렁하기만 하다. 그러니 내일 출근이 유난히 빠르다 하더라도 오늘 새벽은 적당히 소비해 주는 편이 조금은 공평하지 아니할까? 이딴 식으로 조각잠이 이어져서 수면부족에 시달릴 때면 나에게도 스타크래프트 밴과 매니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컨대 자동차와 연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엔 나도 이런 식으로 평범하게 되어가는 것 같다. 아, 만유인력보다 강한 사회화의 힘이시여. 과 과 를 주문했더니 6월부로 yes24 로얄회원이 되.. 몇 가지. 1. 졸지에 한적한 산골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_-임관한지는 10개월, 오산으로 온지는 고작 6개월.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면 슬슬 잡아가고 있는 중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ㅠ 뭐 오래 기다릴 것도 없다. 길어야 사흘 안에 어디로 간다면 간다고, 안가면 안가도 된다고, 결판이 날 것 같다. 정말 멀리 간다면 한 2년 정도 얼굴 못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게 참 무서운 게, 일이 정말 "유배" 수준으로 나쁘게 치닫더라도 고작 다음주, 멀리 가야 다다음주 정도에는 짐을 싸야 한다는 거. 나의 친한 친구들은 만나려면 적어도 한달 전에는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를 질타하던데. 이걸 어쩌나... 는 것 보다는 사실 예약까지 해 놓은 지산락페가 걱정이다... 2. .. 짧게, 영결식 예상대로 절정에 달한 어떤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 이 오늘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렇게 뜨거운 땅 한복판에서 차가운 머리를 똑바로 유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죽어서는 안될 사람이 죽었다. 허나 나는 아직도, 그의 죽음이 죽음이라는 이유때문에 종교가 되어버리는 것은 옳지도 못할 뿐더러 별로 멋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만큼 먼발치부터 바로 어깨 옆까지 정신없이 슬퍼하는 수십만의 사람을 두고도 묵념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늘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허나 그 변화가 결국 자기기만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 고작 5년 전 천지가 통채로 개벽할 것만 같던 어떤 날이 끝내 남겼던 교훈들이 너무나 헛되지 않은가.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이미 한 .. 흠냐 1. 노무현씨 관련해서 뭔가 엄청나게 긴 글을 썼는데 별 영양가가 없어보여서 지웠다; 나는 인간 노무현이 죽은 게 많이 불길하고 슬프긴 한데, 그건 이 시대 들어서 너무 어처구니없는 죽음이 많아진 탓이 크다. 그런데 작금의 분위기는 흡사 민주주의의 신이 대중의 핍박 속에 세상을 뜬 것처럼 느껴진다. 그가 사흘 후에 돌아와 먼 미래의 천국을 약속하고 홀연히 승천한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기만적 신앙고백이 넘쳐나니, 명계남씨의 짜증이 슬슬 이해가려고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유시민복음" 이 출간되기라도 한다면 나는 어쩌면 처음으로 이 나라의 수준을 의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2. 기막힌 타이밍에 이어진 북한의 행동들은, 객관적으로 상당히 작정한 도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지없이 묻혀버리고 있.. 즉흥성 열흘간 고민하여 쓴다, 와 열흘간 놀다가 하룻밤만에 쓴다, 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오늘날 내 글쓰기가 봉착한 궁극적인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열흘간 고민한 글이 훨씬 저평가당한 적도 있다) 배고파 모처럼 근무오프를 내고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건만 비가 왔다 -.- (내가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비오는 날은 그냥 탱자탱자 휴일이나 별다를 게 없다.) 기분이 살짝 상할 만도 하지만 뭐 오랜만에 수나도 보고 영화도 보고 했으니 크-게 나쁠 거야 없지. 다만 지금은 내일 아침 일곱시에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과 배가 몹시 고프다는 사실이 적절하게 겹쳐진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태다. 먹을 걸 사러 나갔다 오면 취침시간이 줄어들고, 그냥 잠들어 버리면 내일 웬종일 배고플 게 뻔한데 어쩌지? 아 이래서 집안에는 일용할 양식이 항상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 건데. 쩝쩝. (영화는 을 보았더랬다.) + 결국 맥도날드를 사다먹고 오랫동안 잠못이뤄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 만났던 수나는 초장부터 햄버거를 매우 먹고싶어하였다.. 판문점 JSA에 나오던 바로 그 콘크리트 경계선 정말 고생 많아 보이던 헌병 북측 선전마을. 세계최대의 깃대라고 한다. (160m) 상호간에 관광중? 돌아오지 않는 다리 임진각 영 심드렁해서 갔던 것 치고는 수확이 괜찮았다. 무엇보다 미니멈 30명이 모여야 출입할 수 있다는 판문점 특성상, 통일이 되기 이전에는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관광은 철저히 통제구역 내에서 이루어졌는데, 설명 죽 듣고 나서 미친듯이 사진만 찍다보면 금방 움직여야 했다. JSA란 거, 생각보다 귀찮은 구역이었다. 얘기를 듣자 하니 병사들도 특별경호가 필요할 때에나 나와있다고 하는데... 역시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JSA는 내 짐작보다 몇 배는 더 삭막한 구역이었다.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