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712, 새벽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내 예상보다 훨씬 구린 일인 것 같다. (꽤, 꽤, 아주,) 몇 살 더 어렸을 때 잘 하지 못했고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접어놨던 일들을 다시 펼쳐보면 의외로 괜찮게 할 수 있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를테면 자전거 타기라던가, 제기차기라던가, 족구라던가, 사과깎기라던가, 바느질이라던가. (그러고보니 죄다 섬세한 신체 skill 쪽에 들어가는 편이다) 반면에 그래도 괜찮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꾸준히 펼쳐 두었던 일들을 다시 돌아보면 의외로 수준 이하의 결과가 나오는 수가 있다. 이를테면 글쓰기라던가, 사람 대하기라던가, 생각하기라던가, 노래부르기라던가. 나이먹는다는 건 트라우마를 쌓았다가 어? 하는 사이에 지워버렸다가 다시 쌓는 작업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