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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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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무언가가 안정되기 이전까지는 이상한 실수들을 많이 하는 성격이다. 난, 내 둥지 안에 내가 온 존재를 품으로 인식한 존재들만이 가득할 때까지 조금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선잠자는 고양이처럼 깜짝거리며 놀라곤 한다. 딱 부러지게 말하자면 올해 내내, 이유없이 늦잠조차 자지 못하는 생활의 연속이라는 게다. O형은 안그렇다는데 왜 나는 이렇게나 예민할까. 흠, 글쎄,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어디가서 한다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겠지. 사람의 모습이란 게 우습기도 하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저런 사람이 저런 각도에서 보면 이렇게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 좋거나 싫다고 자신있게 말하려 하다가도 혹여나 내가 처음이나 끝만 기억하고 중간을 통채로 빼먹은 게 아닐까 싶어서, 요새는 좀 많이 주춤거리곤 한다. ..
새벽 감수성이 무당거미 다리처럼 뻗친 새벽 3시에 별로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 그것도 어색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 술을 먹고 막 귀가한 참이라면 보통 상당히 부조리한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인데, 이 생활의 나쁜 점이라면 이 시간에 통화할 사람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는 것에 있다.; 뭐 이런 생활이야 꽤 오래 전부터 익숙해진 것이긴 하지만서두 왜 이제 와서야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건지, 어느 정도는 궁금하다. 뭐 모처럼 블로그에 근황을 전하게 된 마당에 여태껏 안부공개가 드물었던 이유를 굳이 변명하자면, 그것은 막 진입하게 된 정신없는 생활과 참으로 적응하기 어려운 불규칙한 스케줄에... 있다기 보담은 약 3주 전에 오픈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새 확장팩 : 리치왕의 분노에 있다고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
12월 참 파란만장했던 올해를 정리하자면 1월에는 청주에 내려갔다. 먹고자고놀고뒹구는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면 졸업을 위한 한자 및 영어 인증을 여적지 따 놓지 않고 있었던 것 (...) 공부한다는 핑계로 중순쯤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또 놀았던 것 같다. 뭐 이 무렵의 관심사라면 뜬금없이 합격소식이 들려와서 별 수 없이 끌려가게 된 군대 및 아직 취임 전이었던 각하와 그 휘하 인물들의 각종 발언들 정도? 2월에는 본격적으로 각종 발악을 시작했다. 파마를 단행했고 (...) 어떻게든 놀고 싶다는 욕망에 휘말려 거침없이 대할 수 있는 주변인들을 끌어모아 독단적으로 석모도 여행을 강행했다. 기왕 마지막까지 끌고 있던 시험도 끝났겠다,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놀고 또 놀..
끝, 시작, 끝, 시작 무언가가 끝난다는 걸 도무지 믿기 어렵게 되는... 라이프 사이클이다; 암튼 오늘부로 오산생활 시작. 큰 일이 없는 이상은 앞으로 3년간은 거기서 살 듯.
포지셔닝 꽤 오래전부터... 부연하자면 처음으로 만든 홈페이지가 지금의 이곳과 비슷한 성격으로 캐릭터를 바꾸었을 때부터 했던 생각이지만, 나는 이곳에 선언되는 모든 주장들을 진지한 것으로 취급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굳이 시간을 들여서 분석해 본 사람이야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내 모든 주장들은 시간과 때와 장소에 따라서 참 뻔뻔하게도 번복되고 뒤집어지고 때때로 스스로가 스스로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이 참으로 "이 곳" 의 성격에 걸맞는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곳은 나의 완성된 주장과 생각을 알맞게 포장해서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로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광활한 네트에 "나" 라는 정체성을 찍어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비록 부정확하지만) 한 점이기 때문이다. 굳이..
신기 요사이 심심하거나 간절하면 종종 꺼내보는 타로카드가 너무 엄청난 신기를 보이고 있어서 당황스럽다.; 메이저 카드만 돌아가면서 나올 뿐인데 참 묘하게 맞아 떨어지니 이것 참. 결과가 워낙 안좋아서 간절한 마음으로 쪼르면 간간히 놀랄만큼 훌륭하게 위로해주기도 한다. 으흣. 참고로 이 녀석이 자주 꺼내드는 카드는 Judgement와 Temperence. 위로용 카드는 Wheel of Fortune 정도? 유순해보이지만 Devil이나 Tower를 꽤 자주 보여주는 강단도 보인다-_- 그래도 Death는 잘 안주니 착한 편인가; 말나온 김에 요번 주말엔 타로나 질러야겠다. 생각보다 재밌는데?
종교적 연애관 개봉을 목전에 두고, 꽤 오래전에 세미나 때문에 허겁지겁 읽어치웠던 그 원작을 다시 한번 떠올렸더랬다. 글쎄, 이야기에 대한 평가야 사람에 따라 엇갈리기 마련이지만 나는 사람이 사람을 구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이른바 "발칙한 상상력" 이 고작 "딴살림 차린 아내" 정도로 구체화되는 게 퍽이나 싫었다. 목적은 안드로메다에 있는데 동네 언덕에서 날아보겠다고 파닥거리고 있는, 이상하게 균형이 맞지 않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나는 오늘날 세상을 통치하고 있는 사랑과 연애와 섹스의 이데올로기가 퍽이나 맘에 들지 않는다.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라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이야 그네들의 말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 그..
뒷담화 내가 남들 욕을 하는 만큼 남들도 내 욕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내가 남들을 욕하는 이유가 정당한 만큼 남들이 내 욕을 하는 이유도 정당하다는 걸 좀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지. 내가 나가를 살육하는 만큼 나가도 나를 살육할 권리가 있다고, 눈마새의 케이건은 그렇게 말했더랬다. 그래서 그는 단 한순간도 "어떻게 네놈이 감히..." 같은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이미 지은 죄의 무게는 동등하지 않더라도 지을 수 있는 죄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동등하다. 그러니 가능성과 변화의 세계란 건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관용을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뭐 게다가 당연한 부연설명이지만, 같은 방정식이 선행에서도 얼마든지 성립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외부에서 날아온 윤리의 저울추가 항상 양쪽을 동등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