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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까지 웃으며 잡담을 나누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슨 말을 더하거나 제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나는 그저 입을 다물었다하나의 생이 끝을 고하고 나서도 더 악랄하고 지리하게 이어지는 남루한 일들의 행진에나는 그저 기가 막히다 어쩌면 삶은 죽음 이후에 더욱 끈덕지게 달라붙는다그 착하고 여리던 사람이 수십장의 글을 누군가에게 남기고 스스로 몸을 던지기까지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왜 나에게 혹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는지어쩌면 이렇게 어떤 흔적도 징후도 징조도 간단한 힌트마저도 남기지 않을 수 있는지잔인하고 또 잔인해서 몸서리쳐지게 섬뜩하다멀쩡히 잘 사는 것만 같은 당신들은 또 얼마나 숱하게 외로된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지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아무 것도 예상하지 못한 나는 끝없이 무섭다사..
어쨌거나 주말 1.아직도 이 얘기를 안 써놨나? 지지난주에 Xbox360 을 질렀다. (미친거지...)현재까지 구해놓은 타이틀은 위닝2011, 헤일로3, 헤일로 워즈, HWAX 2, 어쌔신 크리드2, 페이블3. (많다...)구매예정인 타이틀은 기어즈 오브 워2, 어쌔신 크리드 : 브라더후드,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구매할까말까 고민중인 타이틀은 드래곤볼 레이징 블래스트2, GTA4.자 이제 나에게 여유시간따위는 없는거다. 어차피 미적대다가 아무것도 못할 거 실컷 놀아나 보자.;; 2.어쨌거나 하늘은 높고 바람은 불고 슬슬 가을 분위기 내려고 하니 어느덧 주변 온도는 영하권으로.맘껏 쓸쓸해하기도 전에 뭔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날씨가 되고 보니 여러모로 억울하다.이번 주에는 전기장판이랑 장갑이랑 마스크랑 내복이랑 ..
부끄러운 흐름 -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관심받지 못하는 건 견딜 수가 없다. - 하지만 나는 관심받으려고 노력하는 대신 나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지 않는 것으로 대인관계를 구축한다. 오리지날 에반게리온 개념 : 전형적인 AT필드의 형성. - 누군가가 나를 "대체 불가능한 인물 1人" 으로 상정해 놓고 대우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정말 털끝만치도 생겨나질 않는다. - 때때로 이 관계의 시작이 반대로 될 때, 즉 호르몬이나 여타 감정적인 문제로 내가 먼저 관심을 갖게 된 경우에도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나를 "그렇고 그런 인물 1人" 으로 대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 격렬한 배신감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주변인의 증언에 따르면 이 순간이란 것이 대부분의 경우 착각일 가능성이 농후하..
최종적으로는 내가 당신의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징징 "심심한데 오늘 저녁에 얼굴이나 좀 보자" 밥을 먹자는 것도, 술을 밤새 퍼마시자는 것도 아니고호젓한 강둑을 밤새 걷자는 것도 아니고뭐 중대한 중장기 인생설계 시책을 논의하자는 것도 아니고그냥 얼굴보고 이러쿵 저러쿵 잡담이나 나누자는 건데그런 말을 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니 뭐 게다가 다들 바빠서,혹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인간형이라혹은 얘기는 해봤는데 그쪽에서 거부하는 통에혹은 거부당할까봐 지레 겁먹고 말을 안걸어서기타등등... '피치못할 사정' 으로 그러한 게 아니라진짜 없다. 생짜로, 근본적으로, 물리적으로, 아예 없다. 사무에 관련된 이야기 이외에 다른 주제로대화다운 대화를 나눠본 지가 얼마나 된 건지...전화걸고 네이트온으로 징징대는 것도 하루이틀이지맨날 그러고 있으려니 받아주는 상대방이..
중간보고 - 멀어지다 : 일단 시발점을 지나고 나면, 못 보는 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점점 감상적이 되고, 어쩌다 한번은 마주칠 기회가 찾아오고, 그런 우연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노력을 하고, 그러다가 마주치고, 하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전부 잊어버린 채 헛소리만 늘어놓고, 결국엔 돌아선 뒤에야 깨닫고, 내 마음이란 걸 꺼내놓을 수 없는 한에는 시나브로 깨닫게 하는 방법 같은 건 영 모르겠으니, 결국 이쪽과 저쪽 마음의 무게가 삐걱이다가, 혼자 속이 상하고, -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어버리는 것이 제일 싫지만.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언제나 늘. 한번에 깨지지도 뒤집어지지도 폭발하지도 않은 채 언제나 늘 점증하는 절망의 틀 안에서, 그렇게 우리는 좋은 사이. 서서히 질식하는 느낌으로, 악 소리..
말도 안돼 - 왜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거임?... - 오늘까지 연장될 수도 있었을 지난 주말의 무한 노동. 환상적인 언론플레이를 통해 간신히 하루를 줄여놨더니만 높은 분들이 방문한답시고 간신히 남은 하루도 맘편히 쉬지 못하게 만들어 놨더랬다. 그러더니 밍기적대다가 결국엔 안옴. 아놔 이 영감탱이들을 확 그냥. - 확실히 극도의 육체적 피곤은 사람의 성정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다. 이것을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느끼게 한 것은 보름 간의 쉼없는 육체적 학대가 이어졌던 지난 농활의 기억이지만 (난 농활이 훈련소보다 힘들었다;;) 지난 3일도 어느 정도는 효력이 있었던 듯 하다. 초저녁에 기절했다가 한밤중에 밖으로 기어나가 쏟아질듯 흘러가는 은하수를 바라보며 한참동안을 멍하니 서 있었다. 별빛이 아름답다던가 우주가 압도..
잡 잡 - 가을이고 갑자기 여현수가 요즘 TV에 나온다는 걸 깨달았고 이은주도 다시 보고 싶고 해서 를 다시 보았다. 두 가지 정도에서 놀랐다. 먼저 내 기억보다 이은주 분량이 훨씬 적은 영화였고, 다음으로 내가 이 영화의 시퀀스 진행이나 일부 대사까지도 외우고 있었다는 점에서. 여하튼 다시 보더라도 여전히 뭔가 알싸하게 만드는 영화. - 어떤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는 상태보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극도의 무력감이 때로는 더 위험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도무지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잠만 쏟아진다. 일단 사무적인 상황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지는 게 사실인데, 만일 내가 언제든지 관둘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면 미련없이 때려치웠을 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