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보고
- 멀어지다 : 일단 시발점을 지나고 나면, 못 보는 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점점 감상적이 되고, 어쩌다 한번은 마주칠 기회가 찾아오고, 그런 우연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노력을 하고, 그러다가 마주치고, 하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전부 잊어버린 채 헛소리만 늘어놓고, 결국엔 돌아선 뒤에야 깨닫고, 내 마음이란 걸 꺼내놓을 수 없는 한에는 시나브로 깨닫게 하는 방법 같은 건 영 모르겠으니, 결국 이쪽과 저쪽 마음의 무게가 삐걱이다가, 혼자 속이 상하고, -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어버리는 것이 제일 싫지만.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언제나 늘. 한번에 깨지지도 뒤집어지지도 폭발하지도 않은 채 언제나 늘 점증하는 절망의 틀 안에서, 그렇게 우리는 좋은 사이. 서서히 질식하는 느낌으로, 악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