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Diary / Journal (208) 썸네일형 리스트형 재미없어 억지로 즐거워지려고 했다가 되려 더 재미없어지는 날도 있는 법이다. 그래도 그 불특정 누군가에겐 항상 즐거운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게 결국 내 바람이다. 모두가 내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걸 의식하기에 스스로 밑바닥을 드러내는 짓은 정말 끔찍하다. 자존심에 살고 죽는 인간형의 마지막 발악인 셈이다 어쩌면 다들 알고 있을 테고 그런 식으로 즐거운 "척" 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사람들에겐 나란 인간은 얼마나 의아할지 다만 몇가지 다행스러운 게 있다면 앞으로 그런 걸 손수 느껴줄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는 거다. 뭐 사실 그게 정말 다행스러운 건지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욕망은 서로 모순되었을 때 삶을 조금 더 값어치있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한다. 단지 실망스러운 건 이놈의 생활.. 노곤 집도절도없는 객지에서 싸돌아다니면서 노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나이먹으니까 이짓도 못해먹겠다 아 피곤해 ; 어쨌든 대체로 저렴하면서 유익했던 이번 주말 (가격대 성능비가 좋았다고나?) 꼬박 6개월만에 다시 만난 루비살롱 패밀리들도 여지없는 실력을 보여주셨고 특히나 국카스텐... 超 명당자리에서 관람한 그들의 공연은 가히 듣는 것 만으로 뒷골이 땡기고 모세혈관에 묵은 콜레스테롤이 뻥 쓸려나가는 수준이랄까 반면 안타까운 음향시설에 고전하신 검정치마 지못미. 새로오신 기타분 은근 패션가이던데 개중에 가장 공중파스러웠던(?) W&Whale 은 어쩜 그리 색기가 흐르시는지 목소리부터 아주 레베루가 다르다는 걸 뜨끈하게 보여주셨다. 으흐흐 자리가 너무 좋다보니 눈이 자꾸 마주쳐서 어쩐지 민망 ; 나머진 잘 모르겠다 .. 피곤 아무튼 휴가는 휴가니까 계획을 짜야겠는데 생각이란 걸 하기가 너무나도 귀찮다 ; 주말마다 잠만 쳐 잔다는 이 시대 아버님들의 모습이 십분 이해되는 중 그냥 누가 전화해서 내일은 몇시까지 어디로 뭘 들고 기어나오면 알아서 끌고 다녀 주겠다고 거칠게 다뤄줬으면 좋으련만 내 팔자에 그렇게 부지런하고 단호하며 친절한 주변인이 있을 턱이 없지 (깊은 한숨) 내 죄가 크다 외롭 잠들기 전에 전화해서 오늘은 어땠고 내일은 어떻고 주절주절 실없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끊어도 서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욕심도 드는 계절 보통 이런 걸 외롭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들이 앞으로 적지 않은 세월동안 그다지 흥미롭지도 않고 적성에 걸맞지도 아니하며 잘 하기도 어려운 일에 본의 아니게 매진하여야만 하고 심지어 그동안 신체와 언행의 자유를 적잖이 빼앗긴다는 것 그리고 부서장이 다름 아닌 나라는 걸 제외하고는 다른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는 것이다 아 정말 병사들한테 엄한 일로 심술부리는 인간들이란 참-_- 시무룩 또 어쩌다보니 폭풍같았던 주말 그래도 하루 먼저 노니 시간은 넉넉했던 느낌 남들이 비웃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너의 길을 나아가라 는 말은 생각보다 아주아주아주 어려운 것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 10시 라디오보다는 낮 2시 라디오가 더 재밌게 들리는 나이가 되어서 뜬금없이 되새기기에는 더더욱 카스테레오가 고장나는 바람에 (아주 돌아가면서 골고루 다 고장난다 이놈의 차는-_-) 부대로 들어오는 내내 라디오만 듣다보니 그냥 나이가 들었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저렇게 나는 갸웃거리며 도무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싶어서 멀리 있는 이들의 사정이 가뭇없이 또 그리워졌지만 그냥 이런 느낌들 이제는 낯설지도 설레지도 않다 한번 정도 사랑했던 이들을 그럭저럭 끌어안고 산다는 건 사실 피곤하고 불가해한 일.. 그냥저냥 "고통" 이라는 범주 내에서 지난 사흘을 설명하기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분명. 관운장은 살을 파내고 뼈를 깎아내는 시술을 하는 도중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라섹수술을 받았다면 조금은 짜증을 부렸을 겁니다. 사흘간 눈에 느껴지는 이물감과 시려움, 눈부심, 까끌거림과 같은 느낌은... 그냥 꾸물꾸물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또 의외로, 이런 식으로 답답한 건 참아내질 못하는 성격이라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라섹 후의 고통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바늘귀에 실이 잘 안들어가는 느낌같은 거에요. 아무튼 아직은 그냥저냥 답답한 단계입니다. 한번에 확 개명하는 게 아니라 더 그렇네요. 오늘은 상태가 좀 좋긴 한데 여전히 눈이 부셔서 컴퓨터도 선그라스 끼고 .. 허허허 짜증나는 일들은 꼭 한번에 왈칵 쏟아진다더니, 이번 주가 딱 그런 꼴이다 지난 주는 그렇게나 평온했거늘, 이번 주는 시작하자마자 날벼락이 도무지 몇개째냐 이건... 그 중 대부분이 사람을 너무 믿어서 생긴 사고였다는 점에서 나는 또 하나 배워간다 역시 머리 검은 짐승은 믿을 게 못된다는 거-_- 아흑 이번주라고 해봐야 달랑 3일 근무인데 (게다가 그 후에는 당장 대망의 라섹과 추석 연휴가...) 고새에 뭔 잡일이 이다지도 많이 터진다냐...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