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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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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 라면을 끓여먹고 냉커피를 탄다 마지막 남은 담배 한개비를 물고 숙소 앞으로 나가 불을 붙인다 먼 곳에선 구름이 오르고 어둠이 노곤한 밤 솜이불처럼 내려앉는다 비가 내린다 물이 튀긴다 냇물이 흐른다 소리가 울린다 비슷한 풍경들에 먹먹해진다 또 머뭇거린다 그리고 다시 살아간다
부끄러움 때로 글을 쓴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만드는 글들이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잊을만 하면 한번쯤 만나게 된다. 이런 글들을 읽게 될 때면 나는 그 글을 써 내려간 사람의 머릿속에 담긴 세상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얼마나 많은 감정과 사실들을 빈틈없이 담고 있어야 심지어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위안을 이야기로서 완성할 수 있는 걸까. 나는 위안을 받지만 내 위안에 또 위안을 받는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글을 읽었으니, 그저 내 부끄러움을 담보로 어떤 진실에 한 발자국 다가섰음을 면목없이 감사해할 뿐이다. 그 편이, 부족한 재주를 자책하며 그동안 써 둔 글들을 불사르거나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절필을 선언하는 것 보다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세상에는 노래를 부..
찐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 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이래저래 주말을 끝마치고는 문득 이상 소설집을 꺼내 읽어보고 있는 일요일 오후 아웅, 정말 성질나도록 더운 날이올시다. 더운 건 정말 싫다 정말정말 이런저런 생각이 나긴 하는데 어째 쓸모없는 것들이 태반이니 이놈의 머릿속이란 그렇고 그런 미련- 들
머엉 뭔가 남좋은 일만 시키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요즘? 이랄까 아무튼 지난주도 이번주도 다음주도 서울행 고고씽
조직 내에서 생활하기 라는 거 나는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불가능하도록 설계된 사람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지만 사실 누구나 그럴듯 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불만들 덕택에 오늘도 주류회사들은 꾸준히 벌어먹고 사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태생적인 무능력함 이랄까 흠 언제나 [불현듯] 뭐 그런 생각들을 구름이 걷히면 해가 쏟아지고 태풍도 닿지 않는 싸늘한 땅에서 뭉실뭉실한 발걸음을 내딛어 출근하고 밥을 먹고 다시 퇴근하고 뭐 그렇게 참 별 일 없이 산다 하늘이 참 예쁘다
젠장 반쯤 썼어요 사실 예전 기세라면 오늘 밤에 끝낼 수도 있는데 그건 1시에 일어나던 12시에 일어나던 상관없던 시절의 이야기이고 대한민국 영공의 무사안녕을 위해 예전처럼 굴 수 없는 신분이다보니 결국엔 내일 완성해야 되겠다는 결론이... 그리하여 오늘은 [빈군]님이 [한번 한다면 하는 남자]업적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박민규씨 따위를 흉내내려고 했던 게 무리에요. 무리. 으아아. 아무튼 오늘도 굿나이뜨.
Driving Emotion 부대로 오는 자동차전용도로, 이천에서 태백까지 뚫려 있는 38번 국도는 말만 국도지 일단 달려보면 거의 고속도로 수준. 게다가 내가 이용하는 구간인 제천-영월은 한밤중이면 보이는 차가 거의 없어서 샘솟는 드라이빙 이모션을 주체할 길이 없다. 오늘도 국카스텐을 틀어놓고 150씩 밟다보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서... 예전에는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를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매주 음악을 골라들으며 밤길을 홀로 달리다보니 이젠 좀 알것도 같다. 시속 150에서 국카스텐을 귀가 터질 크기로 듣는 기분이라니! 카스테레오여 축복받을지어다. 사실 오늘은 하루종일 잠만 잤는데 그래도 피곤하다. 어제는 저녁먹다가 혀를 깨물었는데 무려 피가(!) 났다. 아직까지 얼얼하다. 정말 이놈의 하찮은 육신은 별일을..
무겁다 슬슬 더위가 강해지고 있다. 2006년부터였나, 나는 장마가 끝나고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무거워져서 8월을 꼬박 누워서만 보내곤 했다. 여름은 기나긴 수면의 계절이었다. Wake me up when August ends? 뭐 작년 여름은 타의로 끌려다닌 일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곤 하지만, 올해 여름부터는 얄짤없이 과거로 회귀해 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다. 이제 팔월은 고작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아 정말 여름은 어렵고 무겁다. 역시 난 차가운 도시남자. 겨울이 좋다. ...라지만 어제의 스케줄이 좀 말도 안되게 고달프긴 했다.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바람처럼 용산으로 달려갔다. 픽사의 을 조조로 상큼하게 끊어주고, 쌀국수로 점심을 챙긴 뒤에 ..